[여론광장] 두 얼굴의 태양, 천리안위성으로 감시
오로라(Aurora)는 주로 북극과 남극 지역 상공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아름다운 모양과 다채로운 색깔로 이루어져 있다. 로마 신화에서 새벽의 여신인 아우로라의 이름에서 유래한 오로라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모습 때문에 신의 선물이라고 불리며, 이를 보는 것은 커다란 행운으로 여겨졌다.
태양활동으로 발생하는 우주기상 현상의 한 종류인 오로라는 극지방이나 고위도 지방에서 주로 관측된다. 그런데 올해는 미국과 영국, 우리나라 등 중위도 지방에서도 오로라가 관측되는 이례적인 일이 발생하여, 5월 12일과 13일에 경상북도 영천과 강원도 화천에서 오로라 영상이 찍히기도 했다. 이렇게 오로라가 전 세계에서 잇따라 관측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올해가 평균 11년(9~14년)을 주기로 나타나는 태양활동 극대기에 속하는 시기여서 태양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2024년과 2025년을 최근 20년 중 태양활동이 가장 활발한 해가 될 것으로 예측하였다. 이 기간에는 선명하고 아름다운 오로라가 관측될 확률이 높다. 그런데 태양활동이 오로라만 발생시키는 것은 아니다. 그 밖에도 다양한 현상들을 일으킬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지구에는 재난이 발생할 수도 있다. 태양활동이 활발한 시기에는 태양 표면의 폭발이 자주 발생하는데, 폭발이 일어나면 지구에는 정전, 통신장애, GPS 오류 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극항로를 운항하는 항공기의 경우 평소보다 많은 방사선에 노출되는 등 우리 일상생활의 다양한 측면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위성이 위치한 우주 공간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태양이 뿜어내는 강력한 엑스선을 포함한 광범위한 전자기파로 인해 위성통신에 장애가 나타날 수 있고, 태양에서 유입되는 고에너지 입자에 의한 위성 전자 장비의 손상과 강한 지자기 교란으로 인한 위성의 오작동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기상청은 2010년부터 천리안위성 1호를 운영해 온 경험을 토대로 우주기상이 위성에 주는 영향을 파악하고 있다. 2018년 발사한 천리안위성 2A호에는 우주기상을 관측할 수 있는 우주기상 관측 센서들(KSEM, Korea Space wEather Monitor)를 탑재하여 태양활동으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로부터 위성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상청은 천리안위성 2A호 자료와 해외의 여러 자료를 바탕으로 우주기상 예보와 특보를 제공한다. 우주기상 일일 예보는 1일 이내의 정보를 매일 16시에, 우주기상 중·장기예보는 다음 날부터 15일 이후까지의 정보를 매주 화요일 17시에 발표하며, 위험한 우주기상 현상이 발생할 때는 우주기상 특보(주의보, 경보)를 발표하여 위험 상황을 알리고 있다. 이 우주기상 예보와 특보는 위성운영과 관련된 기관에 제공 중이며, 국가기상위성센터 누리집에도 게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주기상을 관측하기 위한 시설과 장비, 기술은 아직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번 태양활동 극대기를 맞아, 기상청은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우주기상 모델의 활용도를 늘리고 정확도를 높이며 우주기상 특보 기준을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사용자의 의견을 반영하여 더 나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개선된 우주기상 특보는 올해 말부터 정식으로 서비스되어, 천리안위성 2A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위성들을 태양활동으로부터 보호하는 의미 있는 정보로 활용될 것이다. 우리 위성으로 생산한 우주기상 정보를 통해, 우주에 있는 우리 위성들이 안전하게 보호되고 국민들 또한 피해 없이 안전한 태양활동 극대기를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장동언 기상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