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부는 게임업계...구조조정에 숨죽인 개발자들


신작 흥행 실패와 성장 둔화 등으로 부침을 겪는 게임업계가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개발진들이 고충을 겪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은 최근 개발 중인 신작 라인업을 공개하면서 이르면 연말, 늦으면 2026년까지 성장 모멘텀을 갖추겠다고 밝혔으나, 신작 개발에 필요한 인재 채용에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왔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당시 급등한 인건비 부담이 큰 탓이다. 더욱이 글로벌 게임 시장 성장이 둔화되면서 ‘경영 효율화’를 통해 내실을 다지겠다고 밝히며 비용 지출을 통제해왔다.

이런 가운데 올 초부터 끊임없이 구조조정이 진행됐고, 대다수 게임사가 공개 채용에서 상시 채용으로 전환했으며 더 나아가 채용 중단까지 이르고 있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견 게임사 쿡앱스는 채용 전환형 인턴을 계약 기간이 끝나자 전원 탈락시켰다. 쿡앱스는 지난 4월 ‘유일한 정규직 전환형 인턴십’이라며 ‘슈퍼루키 챌린지 7기’를 소개했지만, 선발된 10명 모두 채용되지 않았다. 회사 측이 개발진 규모를 절반 가까이 축소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이들을 조기 탈락시켰다. 쿡앱스는 2022년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중소기업 규제혁신 대상’ 장관상을 수상한 게임사다.

국내 대표 게임사인 엔씨소프트도 신규 자회사 설립과 조직 개편에 따른 채용 중단 소식을 전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1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4개의 자회사를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게임 개발 스튜디오 3개와 인공지능 기술 전문 기업 1개 등 4개의 비상장 법인으로, ‘쓰론 앤 리버티’, ‘LLL’, ‘택탄’ 부문과 AI 연구개발 조직인 엔씨 리서치가 독립하게 됐다.

자회사 분할 준비와 함께 일부 프로젝트를 정리했으며, ‘도구리 어드벤처’와 ‘배틀크러쉬’ 등의 개발이 중단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인력을 재배치하고,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이날 오전 조직장 설명회를 통해 임직원에게 근속 기간에 따라 최소 20개월에서 최대 30개월까지 희망퇴직 위로금을 지급하겠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5000명의 인력 규모였던 엔씨는 지난 2분기 구조조정과 2개 자회사를 설립하면서 인력 규모를 4000명 후반까지 줄였으며 자회사 신설과 추가 구조조정으로 인력 규모가 4000선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엔씨는 상시 채용도 전면 중단했다. 게임 채용 사이트 ‘게임잡’에서 구인 공고를 모두 내렸으며 공식 홈페이지 공고란에도 해피데스크 총무 업무 담당자 모집 글 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진행하던 절차도 멈췄다. 상시 채용에 응시한 이들에게는 ‘향후 채용이 재개되는 시점에 별도로 연락을 드리겠다’는 내용이 담긴 메일이 전달됐다. 엔씨 측은 “현재 내부 조직 개편 및 인력 구조 재정비로 인해 외부 채용을 한시적으로 중단한 상태"라고 전했다.

쿡앱스와 엔씨 모두 최근 상황이 좋지 못한 것이 채용 중단까지 가게 된 것으로 보인다. 엔씨는 최근 ‘쓰론 앤 리버티’의 글로벌 서비스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음에도 이 외 신작의 부진 등으로 인해 ‘만년 적자’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글로벌 시장에서도 구조조정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글로벌 구조조정 사례를 추적하는 게임 인더스트리 레이오프는 올해 1만3000명의 개발자가 해고될 것으로 추산했다. 2022년 8500명, 2023년 1만500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는 게임 담당 부서에서 650명을 해고했으며 넷이즈와 라이엇 게임즈 등에서도 두 자릿수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메이저토토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