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② ʹ포스트 리니지ʹ로 재도약 노리는 엔씨


2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에 집중된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다양한 신작 출시에 나선다.

1998년 출시돼 올해로 26년 차를 맞은 리니지는 국내 최초 성인 대상 MMORPG이다. 1세대 온라인 게임으로 게임업계 획을 그으며 수많은 후발 게임들의 기준으로 자리매김했다. 페이투윈(P2W)과 확률형 아이템에 의존하는 과도한 과금 체계의 대명사로 비판받았지만 리니지 시리즈는 여전히 엔씨의 독보적인 캐시카우(주요 수익원)다.

리니지 시리즈는 그동안 엔씨소프트의 매출을 탄탄하게 뒷받침하며 인기 IP로 큰 성과를 냈다. 하지만 IP가 노후화되고 ‘리니지 라이크’(리니지와 유사한 게임) MMORPG 경쟁작들이 등장하면서 성장세가 주춤해지자 엔씨의 고민이 깊어졌다. 하나의 IP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경영실적이 오로지 리니지의 성과에만 좌우되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엔씨소프트 전체 매출(7667억원)에서 리니지·리니지2·리니지M·리니지2M·리니지W가 차지하는 비중은 71.9%(5520억원)다. 온라인게임 부문과 로열티, 기타 매출이 매년 비슷한 수준임을 감안하면 이들 리니지 시리즈의 실적이 엔씨소프트 전체 실적을 좌우하는 셈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엔씨는 ‘탈 리니지’를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 올해 엔씨는 모바일 MMORPG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해 PC 액션 게임 ‘배틀크러시’와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호연’ 등 다양한 신작을 내놨다. 초기 시장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포스트 리니지를 발굴해 다각화된 성장을 꾀하려는 시도는 멈추지 않았다.

리니지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블레이드앤소울 네오’와 ‘쓰론 앤 리버티’(TL) 같은 신작들이 주목받고 있다. ‘블레이드앤소울 네오’는 출시 직후부터 큰 인기를 끌며 약 2000명의 대기열이 발생할 정도로 팬층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엔씨가 보유한 강력한 IP 중 하나인 ‘블레이드앤소울’을 새롭게 재해석한 결과로 탈리니지 전략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엔씨소프트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도 눈에 띄고 있다. 최근 글로벌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TL은 MMORPG 장르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스팀 최고 동시접속자 수 33만6300명을 기록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지역별로는 ▲미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등에서 1위를 기록했다. TL의 성공은 엔씨소프트가 기존 리니지 IP에 의존하지 않고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음을 증명한 사례로, 엔씨의 장기적인 성장 전략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TL의 글로벌 흥행 덕분에 엔씨소프트가 올해 하반기와 내년 선보일 신작 게임의 흥행 가능성도 커졌다. TL이 성공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안착하면서 엔씨소프트가 준비 중인 신작들에 글로벌 게이머들의 이목이 쏠려서다. 엔씨는 오는 4분기 출시 예정인 ‘저니오브모나크’와 내년 출시 예정인 ‘아이온2’ ‘프로젝트G’ ‘엘엘엘’(LLL) 같은 글로벌 맞춤형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향후 출시될 신작들을 통해 엔씨소프트가 다시 한번 비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오동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엔씨소프트는 올해 4분기 저니오브모나크, 내년 2분기 택탄 등 중소형 신작을 출시해 차기 대작 아이온2 출시 전까지 실적을 최대한 방어할 예정"이라며 “TL 흥행으로 신규 수익모델(BM)을 통한 북미 진출 가능성을 열어 아이온2의 흥행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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