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의 진심’ VR로 배트맨이 됐다… 빌딩 건널땐 오금 저릿


메타가 지난 15일 출시한 새 VR(가상현실) 기기 메타 퀘스트3S를 써봤다. 퀘스트3S는 머리에 쓰는 헤드셋으로, 지난해 출시한 퀘스트3보다 성능은 크게 뒤지지 않지만 가격은 절반에 가까운 ‘가성비’ 버전이다. 가격은 전작보다 40% 낮춰 40만원대 수준이고, 렌즈와 해상도를 제외하면 모두 전작과 성능이 같다. 국내 총판을 맡고 있는 SK텔레콤에서 기기를 빌려 써봤다.

요새 VR 기기를 써보면 예전 카드보드에 스마트폰을 넣어서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브라운관 TV 같은 자글자글함과 몇 개 없는 360도 체험 영상 정도가 아니다. 빌딩 사이를 뛰어다니는 게임을 하다가 미끄러져 추락하면 오금이 저려오고, 전쟁터에서 적이 갑자기 나타나 칼을 휘두르면 놀라 까무러칠 정도다. 하지만 그간 10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과 콘텐츠 부재는 VR 확산의 큰 적이었다. 스펙을 거의 낮추지 않고 40만원대 퀘스트3S를 낸 메타를 보니 “저커버그가 다른 건 몰라도 VR에는 정말 열성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퀘스트3S는 현재 VR 기기로 해볼 수 있는 모든 기능이 담겨 있는 기기다. 애플이 올해 비전프로를 내면서 선보인 ‘공간 컴퓨팅’ 기능부터 최신 3D 그래픽 가상현실 게임까지 모든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메타가 퀘스트3와 3S에 독점작으로 넣어 준 액션 어드벤처 게임 ‘배트맨: 아캄 섀도우’를 해봤다. 배트맨이 돼 어두운 고담시티를 누비며 악당을 퇴치하는 느낌을 그대로 줬다. 특히 와이어 총으로 건물 사이사이를 건너다닐 때가 스릴 넘쳤다.

‘패스스루’ 기능도 흥미로웠다. 패스스루는 VR 헤드셋에 달린 카메라를 이용해 헤드셋을 쓰고도 주변을 볼 수 있는 기능이다. 이 기능을 활용한 영상 콘텐츠를 보면, 나는 소파에 앉아 있는데 영화 주인공이 내 앞에 마주 앉아 이야기하는 느낌을 준다. 특히 최근 VR용 8K 영상 콘텐츠가 많아지면서 생생한 화질의 즐길거리가 많아진 것은 장점이었다.

또한 2시간 이상 가는 배터리 타임도 만족스러웠다. 퀘스트3에 들어간 팬케이크 렌즈는 시야각은 넓지만 화면이 더 밝아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전전작의 프레넬 방식 렌즈를 쓰는 퀘스트3S가 오히려 배터리는 조금 오래가는 것이다.

단점도 있다. 전전작 퀘스트2의 렌즈를 그대로 가져와 시야각이 다소 좁고, 렌즈가 가끔 뿌옇게 보이는 현상이 있다. 또한 헤드셋을 쓰고 격렬하게 게임을 하다 보면 이게 틀어지는데, 시야가 뚜렷하게 잘 보이는 ‘스윗스팟’이 퀘스트3 대비 한정된 느낌을 주는 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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