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서 응애~ 살아나는 출산율


#대구시 공무원 A씨(40)는 올해 초 대구시의 난임 정책 덕분에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게 됐다. 대구시는 난임 시술비를 1회당 전국 최고 수준인 17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고 생애 최초 난임 진단 검사비도 최대 2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A씨는 “아이를 낳고 싶어도 난임으로 어려움을 겪는 부부들을 위해 대구시가 적극 지원해준 덕분에 아기를 쉽게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구시의 난임 지원 건수는 2022년 5230건에서 지난해 7817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는 지난해부터 대구시가 지원 대상 기준에서 소득 제한을 폐지했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올해 들어 8월까지 지방 광역시 가운데 출생아 수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 올해 8월 2만명이 넘는 아이들이 태어나며 지난해 이맘때보다 6% 가까이 증가했다. 작년까지 세계 최저 수준의 합계출산율(0.72명)을 기록하며 인구소멸 우려 목소리가 커지던 가운데 올해 중순부터 출생아 수가 뚜렷하게 늘어나며 10년 만에 출산율 반등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통계청은 이런 내용이 포함된 ‘8월 인구동향’을 발표했다. 8월 출생아 수는 2만98명으로 1년 전보다 5.9%(1124명) 늘었다. 직전 7월 2만601명이 태어나 전년 대비 7.9% 상승한 흐름을 이어간 것이다. 국내 출생아 수의 증감률은 2015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한 달을 제외하곤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이가운데 지난 4~5월 깜짝 반등한 뒤 6월 다시 줄며(-1.8%) 반등 모멘텀이 사라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다시 한 번 2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전국 17개 시도 전반에서 출생아 수가 고루 증가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서울(3484명)과 경기(5949명명), 인천(1324명) 등 13개 광역지자체에서 아이 울음소리가 커졌다.

올해 초까지 반등 기미를 찾지 못하던 저출생 문제는 2분기 이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7월까지 누적 출생아 수는 전년보다 1.2% 모자랐지만, 8월 반등으로 격차를 0.4%로 줄였다. 증가 추세가 계속되면 2016년 이후 9년 만에 연 기준 출생아 수가 전년보다 늘어날 수 있다.

이에 올해 출산율이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출산의 선행지표 격인 결혼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신호다. 8월 혼인 건수는 1만7527건으로 1년 전보다 20% 늘었다. 직전월 역시 32.9%나 증가해 12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출산율 반등이 성공할 것이라 단언하기엔 조심스럽다"면서도 “혼인 증가가 출산으로 이어지는 경향을 감안하면 긍정적인 신호라고 해석한다"고 말했다. 저고위는 앞서 2030년까지 출산율 1명을 목표로 삼은 바 있다. 최근 국회 예산정책처 역시 보고서를 통해 올해 출산율이 0.74명으로 작년보다 높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 같은 배경엔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미뤄진 결혼 수요가 뒤늦게 늘어난 영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삼식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장은 “코로나19로 억제됐던 결혼이 2022년 하반기부터 늘어난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가정 양립 확산을 위한 각종 정책으로 인해 혼인에 대한 인식이 이전보다 개선된 것도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89월 저고위가 2549세 남녀 259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미혼인 응답자 중 혼인할 의향이 있다는 비율은 65.4%로 6개월 만에 4.4%포인트 상승했다.

[류영욱 기자 / 대구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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