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픽스, 우주 AI 프로세서 실증 성공…위성 이미지 전처리 6분→11초
국내 위성 토탈 솔루션 기업인 텔레픽스의 위성용 인공지능(AI) 프로세서 ‘테트라플렉스(TetraPLEX)’의 우주 실증이 성공했다. 기존에는 6분 이상 걸리던 위성 영상 전처리를 단 11초 만에 끝냈다.
텔레픽스는 지난 8월 스페이스X의 팔콘9 로켓에 실려 발사된 테트라플렉스가 평균 약 597㎞ 고도에 예정대로 도달해 위성 영상 전처리와 자세 제어 추정 알고리즘의 궤도상 성능 시험을 진행했다고 23일 밝혔다.
테트라플렉스는 우주에서 AI 프로세싱과 엣지 컴퓨팅을 가능하게 해주는 온보드 프로세서다. 위성에 탑재하는 프로세서는 우주라는 극한 환경에서 고장 나지 않고 오래 버티기 위해 성능을 낮추고 보수적으로 설계한다. 이 때문에 위성이 얻은 데이터를 활용하는 데 제약이 크다.
위성이 지상국 상공을 지나가야만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고 한번에 전송할 수 있는 용량도 제한이 있다. 위성 데이터가 사용자에게 제공될 때까지 보통은 몇 시간에서 고화질 영상의 경우 수십시간에 이르는 큰 시차가 발생했다. 텔레픽스는 미국 AI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와 협력해 고성능 젯슨(Jetson) AI 플랫폼을 활용해 위성 데이터를 보다 빠르게 할 수 있도록 했다.
4개월 동안 진행된 성능 시험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특히 위성 영상 전처리에 걸리는 시간을 기존 6분에서 11초로 단축해 35배 이상 성능 향상을 기록했다.
테트라플렉스를 구성하는 총 3가지의 데이터 프로세싱 보드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방사선과 열 충격, 진공 상태 등 극한의 우주 환경에서도 AI 프로세서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테트라플렉스에 탑재된 로직의 연산 결과값이 지상에서의 결과와 100% 정확하게 일치했다.
자세 제어 추정 알고리즘도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위성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자세 제어 및 결정에 필요한 복잡한 센서 데이터 처리 연산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뤄져야 한다. 텔레픽스는 위성 자세 추정을 위해 테트라플렉스에 칼만 필터 알고리즘을 탑재했다.
텔레픽스는 앞으로 4개월 동안 추가로 테트라플렉스의 안정적인 작동 여부를 점검할 계획이다. 이후 우주 궤도상 AI 클라우드 플랫폼을 개발해 실제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이 플랫폼 개발을 위해 지난 17일 체코의 우주임무용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과 공동개발 협약도 맺었다.
위성 이미지의 효율적인 압축과 재구성을 위한 소프트웨어도 개발했다. ‘ImpliSat 프레임워크’라고 이름을 붙인 이 방식은 기존 위성 이미지 압축보다 효율을 높였다. 테트라플렉스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이 상용화되면 핵심적인 소프트웨어로 탑재될 기술이다.
김성희 텔레픽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고성능 온보드 프로세서를 통한 우주 미션의 효율성 혁신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이번 실증 성공을 바탕으로 더욱 복잡하고 정교한 최신 알고리즘을 위성에 적용할 계획이며, 이런 기술 발전은 우주 미션의 성공률을 극대화하고 위성 데이터 처리의 미래를 선도할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