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관의 뉴스프레소] 이기정·강기훈·강훈, ʹ김건희 라인 3명ʹ 공개한 동아일보
[손병관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21일 면담 하루 만에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이 속속들이 공개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국회에서 거듭되는 김건희 특검법 표결에 대한 윤 대통령의 체념섞인 반응. 동아일보는 이 발언을 1면 제목으로 뽑았다.
4일 국회의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에서 최소 4표 이상의 여당 이탈표가 나온 상황과 관련해 한동훈은 “내가 재표결 때 30명의 의원을 설득했지만 여론 상황이 악화하면 앞으로 더 막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우리 의원들이 헌정을 유린하는 야당과 같은 입장에 선다면 나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냐"고 응수했다고 한다.
이 발언은 “나로서도 어쩔 수 없겠지만 나는 우리 당 의원들을 믿는다"로 나중에 ‘윤색’됐다. 조선일보 사설은 이렇게 썼다.
이기정 의전비서관과 강기훈 선임행정관, 강훈 전 정책홍보비서관, K 비서관, H 행정관, K 행정관 등 7명에 J 선임행정관이 현장에서 추가됐다고 한다.
조선일보 정우상 칼럼에 “정원 산책 때 김건희 라인으로 지목된 참모가 대통령 옆에서 걸었다"는 대목이 나오는데, 이 참모가 바로 이기정이다. 이 때문에 대통령실이 21일 공개한 면담 사진에 이기정이 등장하자 여의도 국회 주변에서는 “윤 대통령이 한동훈의 (인사조치) 요구를 안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선제적으로 표출했다"는 얘기가 돌았다.
특히 한동훈은 강기훈 등 3명의 실명을 거론하며 ‘잘라내야 한다’고 말했다. 강기훈은 지난 6월 음주운전에 적발됐다가 벌금 800만 원의 약식판결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강기훈은 징계 중"이라며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당장 내보낼 수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한동훈은 강훈과 김오진 전 대통령관리비서관을 거론하며 공공기관 “낙하산 임명은 안 된다"고도 말했다.
강훈은 한국관광공사 사장, 김오진은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 각각 거론된다. 이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잘못이 확인됐나. 잘못을 구체적으로 알려 달라"는 취지로 거절했다.
윤 대통령이 한동훈의 요구를 모두 묵살하자 화가 난 한동훈은 기자들에게 브리핑 없이 귀가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한동훈은 회동 다음날 측근들에게 “대통령실이 여러 말을 하면서 설명에 설명을 덧대지만, 결국 본질은 김건희 관련 3대 제안에 모두 노(no)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용산은 지금 말의 각색을 할 때가 아니라 예스(yes)냐 노(no)냐를 말할 때"라고 말했다고 한다.
- 관저 공사 총괄한 ‘김건희 라인’ 대놓고 밀어주는 용산
한동훈이 대통령 면담에서 거론한 김오진은 21그램에 대한 특혜 시비가 있는 한남동 대통령실 관저 이전 공사를 총괄한 인물이고, 21그램은 김건희 회사 코바나컨텐츠를 후원한 업체다.
그는 지난 7일 국토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21그램을 누가 추천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며 “김건희 여사가 추천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감사원은 지난달 12일 ‘대통령실 관저이전 공사’ 감사보고서에서 무자격업체 21그램이 공사에 참여하고, 준공 검사 없이 준공 처리를 한 부분에 대해 김오진의 국가공무원법 위반 책임을 물었다.
감사원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이 사실을 인사혁신처에 통보하고 추후 인사자료로 활용할 것을 요구했다.
김오진은 대통령실에서 국토부 1차관으로 이동했다가 총선 출마를 이유로 퇴직한 상태였는데, 나중에 공직에 재임용되더라도 불이익을 받도록 기록을 남겨두라는 취지였다.
그러나 경향신문이 민주당 문진석 의원실을 통해 확인해보니 대통령실은 감사원의 통보 요구를 한달 넘게 이행하지 않고 있었다. 김오진은 한국공항공사 사장 최종 후보 5명에 올라있다.
김오진에게 사장 자리를 주기 위해 대통령실이 그에게 불리한 인사정보를 뭉개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 2021년 명태균 주관 ‘1위 여론조사’, 3일 만에 유튜브에 올렸던 윤석열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예비후보 시절 미래한국연구소가 주관한 여론조사 결과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소개하며 자신을 ‘정권교체에 적합한 후보’로 홍보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한겨레 기사다.
2021년 7월 31일 세계일보와 미래 한국연구소가 주관하고 피플네트웍스리서치(PNR )가 조사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예비후보였던 윤석열은 35.3%로 1위를 차지했다. 이재명 23.2%, 이낙연16%, 최재형 6.9%, 추미애 3.2%, 홍준표 2.8%, 정세균 2.6%. 유승민 2.4% 순이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등 일부 라디오방송에서 패널이 이 내용을 분석하기도 했다.
그런데 3일 뒤인 같은 해 8월 2일 윤 대통령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정권교체 해낼 사람 누구입니까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알아보았습니다’라는 41초짜리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은 PNR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정권교체에 적합한 후보로 뽑혔음을 홍보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이뤄진 다른 여론조사 결과와는 차이가 났다.
2021년 7월 1921일 이뤄진 NBS 전국지표조사는 이재명(27%), 윤석열(19%), 이낙연(14%) 예비후보 순이었다. 2021년 8월 35일 실시한 한국갤럽의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는 이재명(25%), 윤석열(19%), 이낙연(11%) 순이었다.
PNR은 윤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실시한 50차례 여론조사에서 단 한 번을 빼고 모두 1위를 차지한 결과를 내놓은 업체다.
2021년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기간 동안 미래한국연구소의 실소유자로 지목되는 명태균이 직원 강혜경에게 윤 대통령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한 녹취록이 나온 상황. 이 조사 역시 정상적인 과정을 거쳤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겠다.
- 논란의 홍범도 흉상, 육사에 남는다
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장군 흉상이 이전 논란 1년 2개월 만에 그대로 존치하는 것으로 결론 났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들은 언론에 “홍 장군 흉상을 포함해 5인(홍범도, 김좌진, 지청천, 이범석, 이회영)의 흉상 모두 육사 내에 재배치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다.
육사는 생도 교육시설인 충무관 앞에 설치돼 있던 5인 흉상중 홍범도 흉상을 외부로 이전하려고 했는데, 모든 흉상을 독립운동, 한미동맹 등을 주제로 교내에 조성하는 기념공원에 각각 배치하기로 했다.
육군과 국방부도 육사가 홍 장군 흉상을 육사 내에서 재배치한다는 내용의 기념물 재정비 계획을 보고하면 이를 받아들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말년의 홍범도가 구 소련공산당에 입당한 것을 들어 “육사의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며 외부 이전을 추진했던 군이 광복회 등의 거센 반발에 밀려 뜻을 접은 것이다.
광복회는 “육사 내 홍범도 흉상을 철거해 재배치하려는 것은 독립 전쟁 영웅들의 역사와 정신을 훼손하고 국군의 뿌리를 부정하는 반헌법적 시도로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광복회와 야당은 홍범도 흉상이 원래 설치되어 있던 육사 충무관 앞에서 “1㎜도 옮겨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재배치를 놓고 막판 진통이 예상된다.
- 양구와 단양 등 신규댐 4곳 건설 보류
환경부가 주민 반대가 심했던 댐 후보지 4곳을 신규댐 후보지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강원 양구군과 충북 단양군, 충남 청양군, 전남 화순군 등 4곳이다.
나머지 10곳(경기 연천 아미천, 강원 삼척 산기천, 경북 청도 운문천, 경북 김천 감천, 경북 예천 용두천, 경남 거제 고현천, 경남 의령 가례천, 울산 울주 회야강, 전남 순천 옥천, 전남 강진 병영천)은 예정대로 관리 계획 확정, 예비 타당성 조사, 전략환경영향평가 등의 절차를 진행한다.
그러나 환경부는 이번에 제외된 4곳도 댐 건설을 백지화하는 것은 아니고, 주민 설득 작업을 계속 진행하겠다고 했다.
애초부처 댐 후보지 선정이 졸속으로 이뤄진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환경부는 지난 7월 임시 후보지 14곳을 발표할 때까지 공식 회의를 단 한 번도 개최하지 않았다. 실무진 회의만으로 댐 후보지를 정하고, 회의록도 남기지 않았다.
지난 7월 환경부 발표 전 열린 댐 관련 공식회의는 지난해 9월 6일 한강 홍수통제소에서 열린 기후변화 대비 댐관련 전문가 간담회가 전부였다.
환경부 관계자는 경향신문에 “댐 설계사 등 전문가와 함께 비공식 회의를 여러 번 했다"며 “후보지가 알려지면 부동산 투기, 보상 문제 등 여러 혼란이 일어날 수 있어 비공식으로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호주에서 ‘흔들리는 군주제’ 실감한 영국왕 찰스 3세
영국 군주로는 13년 만에 호주를 방문한 찰스 3세가 수도 캔버라에서 “군주제를 폐지하라"는 거센 반발에 시달렸다.
특히 21일 연설차 방문한 호주 의회 환영식에는 6개 주 지방정부 대표들이 참석을 거절해 군주제 폐지 의사를 에둘러 표현했다.
특히 원주민 출신 리디아 소프 상원의원으로부터 “당신은 나의 왕이 아니다. 영국이 학살한 우리 사람들을 돌려달라"는 말까지 들었다.
1788년 호주 시드니에 정착민들을 처음 상륙시킨 이래 영국은 호주 원주민들과 아무런 조약을 맺지 않았다. 비록 불평등조약이었지만, 영국이 이웃 뉴질랜드의 마오리족과 1840년 와이팅기 조약을 맺은 것과 대조적이다.
군주제를 지지하는 토니 애벗 전 호주 총리는 이번 사건에 대해 “불행한 정치적 과시주의"라고 비판했지만, 공화주의자인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는 이날 환영사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고 완곡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BBC는 “많은 호주인은 왕실의 방문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면서 “호주에서 군주제 반대 세력들이 왕실 방문을 계기로 군주제에 대한 국민 반감을 부추기고 있다"고 했다.
- 오늘의 1면톱
▲ 경향신문 = 한 “민심 따라 간다” 윤 “돌 맞아도 간다” ▲ 국민일보 = 尹 “돌 던져도 맞겠다” 韓 “국민 보고 가겠다” ▲ 동아일보 = 韓 “김건희 특검법 막기 어려워질 수도” 尹 “野입장에 선다면 나도 어쩔 수없어” ▲ 서울신문 = 南 “공격무기 지원 검토” 北 “핵보유국에 도발” ▲ 세계일보 = “우크라에 공격용 무기 지원 검토” ▲ 조선일보 = 尹 “돌 맞아도 간다” 韓 “민심 따를 것” ▲ 중앙일보 = “용산, 대화 각색말고 예스냐 노냐 답하라” ▲ 한겨레 = “돌 던져도 맞고 가겠다” 쇄신 귀막은 윤 대통령 ▲ 한국일보 = 尹 “野편 선다면 어쩔 수 없어” 韓 “국민만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