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 분노가 아닌 책임을 보여주는 리더의 품격


“다들 내 의견이 어떻다고 생각하지?” “제 생각은 다릅니다.” “내가 틀렸다는 건가? 다른 사람들은 의견 없어?” (대답 없이 조용) “(고함을 지르며) 지금 내 말을 무시하는 거야?”

어느 회사의 아침 회의 풍경. 구성원의 의견을 구하는 것으로 포장했지만 실제 자신의 생각을 반박하는 발언이 있으면 반문하거나 분노하는 리더들은 사회가 바뀌어도 흔히 볼 수 있다.

끝이 안보이는 불황 장기화로 경제가 살얼음판을 걸으면서 최고경영자(CEO)를 잇따라 교체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몇 년 전 한 온라인 게시판에서는 부서장이 팀원들에게 마구 폭언을 쏟아낸 일화가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다.

팀 실적이 부진한 이유로 화를 주체하지 못한 부서장은 한 팀원을 가리키며 질문했다.

“자네 축구선수 하다가 그만뒀다고 했지? 경기를 하다가 선수가 부진하면 어떻게 하지? 선수를 빼 버리지?”

“네, 맞습니다. 특정 선수가 부진하면 선수를 교체합니다. 그런데 팀 전체가 부진하면 감독을 경질합니다.”

예상치 못한 발언에 부서장은 말문이 막혔고 회의실엔 정적이 흘렀다. 이야기가 두고두고 회자된 건 통쾌함을 느낀 이가 폭언을 견디던 그 회사의 팀원들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기업의 리더가 시험대에 오르는 건 위기 상황이 왔을 때다. 사업계획의 방향을 어떻게 설정하고 실행에 옮기느냐에 따라 기업 생존이 좌우된다. 국내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선택으로 과감한 사업 조정과 집중을 하는 것은 이런 이유다.

중소·중견기업은 물론 대기업들도 인적 구조조정이 한창이고 주가 하락과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3분기(7~9월) 영업실적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임원은 물론 CEO 교체의 칼바람이 부는 위기 상황에 경영자들은 인적 네트워크를 정비해야 할 때다.

시종일관 구성원의 인격을 말살하거나 네 탓을 일삼는 안하무인 리더들은 사회에서 설 자리가 없어져야 한다. 어려운 때일수록 눈앞의 단기 성과에 급급할 수밖에 없는 게 리더의 무게겠지만 쇄신의 화두만 던질 것이 아니라 정작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오는 건 구성원들의 몫이기도 하지만 리더의 경영 능력에 달렸다. 위기에 빠진 건설업계는 어떤 능력을 가진 리더가 선봉에 나서서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할지 시험대에 올랐다.

사설 토토 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