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15만명 줄고, 비정규직 30만명 넘게 늘었다
올해 정규직 근로자가 1년 전보다 약 15만명 감소한 가운데 비정규직 근로자는 30만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등에서 정규직이 점점 줄고 있는 상황에서 60세 이상 고령층과 숙박음식업·보건사회복지업을 중심으로 비정규직이 증가했다. 특히 비정규직 중 아르바이트와 같은 시간제 근로자가 38만명 넘게 늘었다. 시간제 근로자가 늘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는 약 174만원에 달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통계청은 이런 내용을 담은 ‘2024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정규직 근로자는 1368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과 비교해 14만7000명 줄었다. 정규직 근로자가 감소한 건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비정규직 근로자는 숙박음식업에서 8만2000명 늘어 가장 많이 증가했다. 이어 보건사회복지업(5만4000명), 제조업(4만명), 전문과학기술업(4만명), 도소매업(3만9000명), 운수창고업(3만9000명) 등에서 늘었다. 반면 건설업과 부동산업에서는 각각 1만2000명, 2만1000명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19만3000명), 30대(8만4000명), 20대(3만8000명), 50대(3만4000명) 등의 순으로 비정규직이 많이 늘었다. 성별로 보면 50·60대 여성이 보건사회복지업에서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는 사례가 늘면서 여성 비정규직이 27만9000명 늘었다.
근로형태별로는 시간제 근로자가 425만6000명으로 38만3000명 증가했다. 비정규직 근로자 중 시간제 근로자 비중은 50.3%로 2.6%포인트 상승했다. 시간제 근로자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시간제 근로자는 동일 사업장에서 같은 일을 하는 근로자의 소정 근로시간보다 1시간 이상 짧은 근로자를 말하며 아르바이트 일자리 등을 포함한다. 통계청 관계자는 “본인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시간만큼 일하는 부분을 선호하는 추세가 청년층이나 고령층 부가조사를 통해서도 보이는 부분들이 있다”며 “(시간제) 일자리의 공급도 많아지고 수요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자발적 사유로 시간제 근로를 선택했다는 비율은 61.1%로 작년보다 1.3%포인트 상승했다.
기간제를 포함한 한시적 근로자는 562만8000명으로 전년보다 36만9000명 증가했다. 기계조립이나 기능원 등으로 일했던 이들이 퇴직 후 다시 같은 직종에서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는 경우가 늘면서 한시적 근로자가 늘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반면 일일 근로자가 9만6000명 감소하면서 비전형 근로자(190만3000명)는 전년보다 5만4000명 줄었다. 비전형 근로자 중 특수형태근로자와 파견근로자는 각각 2만2000명, 1만6000명 증가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는 174만8000원으로 2017년 이후 7년 연속 격차가 확대됐다. 올해 6~8월 기준 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379만6000원으로 전년대비 17만3000원 늘었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204만8000원으로 9만1000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시간제 근로자가 38만명 이상 늘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가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