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산단 산책⑨] 외국인과 상생하는 전남 대불산단…한국어 교육·문화체육행사도


“산단 내 입주한 중소기업들은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기업이 운영되지 않을 정도로 외국인 근로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상생이 중요합니다. 외국인 근로자 처우 문제에 더 신경을 써야 하고, 기업이나 지자체, 산단 차원에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전국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가장 일하기 좋은 산업단지를 만들겠습니다.”

김효곤 한국산업단지공단 전남서부지사장은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외국인 근로자와 상생하는 대불 산업단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라 영암군에 위치한 대불 산단은 전체 근로자의 70%인 1만5000여 명이 외국인이다. 이들 국적은 우즈베키스탄, 중국, 베트남, 태국 등으로 다양하다.

김 지사장은 “2015년부터 조선 경기가 악화되면서 일할 수 있는 물량이 줄어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할 수 밖에 없었고, 2021년부터 호황기로 반전하면서 인력을 더 채용해야 하는데 내국인 인력을 구하기가 어려웠다”며 “그래서 외국인 근로자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처우 개선 문제가 대두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불과 몇년 전만 하더라도 산단에는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환경이 거의 조성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산단 측에 따르면 산업재해 피해자 중 외국인 근로자가 다수를 차지했다. 한국어를 잘 이해하지 못해 즉각적인 위험신호를 감지하는 게 더딘 탓이다.

김탁 센터장은 “외국인 근로자가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 한국어 소통이고, 이는 안전은 물론, 생산제품의 질이나 완성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문화행사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2022년 시작한 ‘내·외국인 근로자 한마당 축제’에서는 각국의 음식 체험과 함께 중앙아시아 공연단, 베트남 주민공연단, 전남도립국악단을 비롯한 공연도 진행된다. 체육행사로는 배구와 축구 승부차기 대회가 열린다. 한국문화 체험마당에선 한복 입기, 장구 배우기, 줄다리기, 딱지치기 시합도 펼쳐져 외국인 근로자의 참여도가 높다. 상품으로는 자전거 100대, 전기자전거 2대, 왕복 항공권, 자전거 안전모 500개, 영암 쌀, 세제 등이 준비된다.

첫 행사 당시 500여 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참가했는데, 올해 행사는 2500명으로 급증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김 센터장은 “내년부터 외국인 근로자와 대불산단 축구리그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외국인 100명으로 외국인 근로자 축구팀을 만들었고 ‘한마음 리그 경기’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의사인력, 간호사, 물리치료사, 운동처방사, 심리상담사, 산업위생관리기사 등이 근무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 지난 9월 말까지 이용자 수 281명, 상담건수 307건을 기록했다.

박지영 전남서부근로자건강센터 사무국장은 “매번 같은 근로자를 만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모두가 다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전문교육을 한다”며 “작업자세 같은 생활습관 개선과 예방 가이드 자료 배포도 하고 있으며, 작업환경 개선에 관해서도 쉽게 풀어서 교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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