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상암벌 달군 글로벌 넥슨, ʹFC온라인ʹ 현실판 실현


느닷없이 상암벌(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마블 히어로가 등장한 것이 아니다. 코트디부아르의 전설적인 공격수 디디에 드로그바의 얘기다. 한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를 휩쓸고 전쟁까지 멈췄던 그는 어린 관중에겐 이제 생소한 인물이 됐다.

6만4210명이 이들을 보기 위해 상암벌로 모였고 함성 소리는 여느 국가대표 대항전 못지않았다. 넥슨의 노력으로 세대를 아우르는 이벤트가 된 아이콘 매치는 상암 일대를 마비시킬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야말로 게임과 스포츠의 만남이었다. 게임으로 축구를 즐기고 스포츠를 좋아하는 팬들 모두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다소 이질적인 게임과 스포츠가 함께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는 신선한 기획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넥슨 FC그룹의 박정무 그룹장은 “넥슨은 FC온라인과 FC모바일을 운영하며 축구와 깊은 연관성이 있다"며 “과거 단순한 이벤트를 제공했다면 이제는 실제 축구와의 협업을 통해 더욱 풍부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아이콘매치도 그 일환"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액수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넥슨은 창립 30주년을 맞아 팬들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번 이벤트 규모로만 보면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돈을 썼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넥슨은 최고의 선수를 섭외하기 위해 많은 에이전트와 소통했다. 공격수 출신으로 꾸린 ‘FC 스피어’ 팀은 주장 드로그바를 필두로 앙리, 펠라이니, 히바우두, 카카는 물론 에덴 아자르,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 루이스 피구까지 나섰다. 우크라이나의 전설 안드리 셰우첸코를 포함해 영원한 캡틴 박지성, 이천수, 안정환 그리고 마이클 오언, 디에고 포를란은 교체로 등장했다.

당연한 결과였지만 팬들은 실망보다는 웃음으로 이들을 격려했다. 과거 향수를 느끼며 몰입감이 높아졌다. 그럼에도 카카는 녹슬지 않는 실력으로 왼쪽 측면을 허물며 이름값을 했고 피를로는 몸은 무거웠지만 노룩패스를 선보이며 이탈리아 패스마스터다운 클래스를 보여줬다. 무한도전 출연으로 국내팬들에게 친숙한 앙리는 여전한 발재간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국 선수들의 활약도 만만치 않았다. 이영표는 현역처럼 그라운드를 누비며 특유의 헛다리 개인기를 시전했고 박주호, 이천수 등도 나름 준수한 모습을 보여줬다.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경기 출전이 어려울 것이라던 박지성은 5분 남짓한 출전 시간에도 열화와 같은 환호를 받으며 후반 막판 셰우첸코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가운데로 가볍게 차 성공시켰다.

경기 시작 전부터 많은 관람객들이 방문해 축제를 만끽했고 경기가 끝난 후에도 직접 포토 카드를 만들고 스스로가 선수가 돼 스쿼드 사진을 찍는 등 가시지 않는 여운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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